GM의 아이코닉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지만 그 실적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과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나름의 성과를 올려온 시절도 있었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비주류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또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아이코닉 SUV ‘에스컬레이드’가 존재한다.
2024년의 여름, 다시 마주한 에스컬레이드 ESV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압도적 스케일, 에스컬레이드 ESV
에스컬레이드는 지난 1998년 초대 모델의 데뷔 이후 거대한 스케일, V8 엔진의 우수한 퍼포먼스 및 독특한 감성으로 ‘미국 플래그십 SUV’의 대표 주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 거대한 차량을 품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게 보이는 국내에서도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5세대 에스컬레이드는 지금까지의 계보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ESV 사양의 경우에는 무려 5,76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3,407mm의 휠베이스를 통해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여기에 시대를 관통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수직의 라이팅 시그니처가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난 시간 동안 캐딜락이라는 브랜드가 대한민국 시장에서 ‘침몰’에 가까운 행보를 걸어왔지만 적어도 에스컬레이드만은 남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고 거대한 스케일, 대담한 매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은 지금의 소비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차량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어지는 측면은 거대한, 그리고 3열 시트 구조의 SUV의 여유를 드러낸다. 이전 세대의 에스컬레이드보다 더욱 정교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여러 디테일, 새롭게 구성된 휠 등이 더해지며 ‘특별함의 매력’ 역시 더하는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전동식 사이드 스텝’ 역시 만족스럽다.
끝으로 에스컬레이드의 후면 디자인은 전면과 측면과 같이 특유의 직선적인 연출이 중심을 잡아 특별한 매력을 자아낸다. 블레이드 타입의 리어 램프, 거대한 볼륨의 바디킷, 그리고 머플러 팁을 노출시킨 디자인 등을 통해 ‘대담하고 강인한 플래그십 SUV’의 존재감에 확실한 방점을 찍는다.
더욱 넉넉하고 똑똑한 에스컬레이드의 공간
에스컬레이드 ESV의 실내 공간은 고유의 넉넉한 체격을 바탕으로 공간의 여유는 물론이고 ‘최신의 기술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다양한 기능의 매력, 편의성 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운전석부터 대시보드 중앙 부분까지 길게 이어지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물론이고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 역시 ‘차량의 가치’를 더하는 부분이다. 더불어 ‘각종 기능’ 역시 만족감을 더한다.
실제 거대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다룰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편의사양이 만족감을 더한다. 이외에도 이와 함께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이 36개의 스피커로 구성되어 더욱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넉넉한 체격 덕분에 실내 공간의 여유, 활용성도 우수하다. 먼저 1열 공간의 경우 비슷한 체급의 SUV과 다른 캐딜락만의 공간 구성을 느낄 수 있다. 높지만 안정적인 구성은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며 시트의 기본적인 구성, 연출 등에 있어서도 만족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이어지는 2열 및 3열 공간 모두 만족스럽다. 특히 자리를 가리지 않고 깔끔히 다듬어진 시트와 만족스러운 공간을 선사한다. 여기에 2열, 3열 모두 컵홀더나 충전 포트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이 마련되어 ‘장시간의 탑승’에도 더욱 쾌적한 휴식, 이동을 보장한다.
ESV 사양 특유의 ‘넉넉한 적재 능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테일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1,175L에 이르는 넉넉하고 쾌적한 공간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또 3열 및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각각 2,665L와 4,044L의 공간을 확보해 다양한 상황에 능숙히 대응한다.
대담한 스케일, 감성적인 주행 성능
에스컬레이드 ESV는 거대한 체격, 그리고 그에 걸맞은 공간의 여유를 제공하면서도 ‘기술적인 개선’을 통해 미국차에 대한 인식을 정면으로 돌파한다. 더불어 동급에서 가장 공격적인 드라이빙 포지션, 쾌적한 주행 시야가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그리고 시동과 함께 V8 엔진 사운드가 ‘특별함’을 선사한다.
차량의 움직임은 충분하다. GM의 여러 대형 차량 및 쉐보레 카마로, 콜벳 등과 같은 고성능 모델에 적용되는 스몰블록 V8 6.2L 엔진이 내는 426마력과 63.6kg.m의 출중한 토크를 바탕으로 선 굵고 ‘감성적인 매력’을 앞세운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자연흡기 엔진 고유의 선형적인 출력 전개, 매끄러운 반응 등은 물론이고 RPM 상승에 따라 울려 퍼지는 V8 엔진의 ‘사운드’는 더욱 매력적이다. 전동화 흐름이 주류가 되어 버린 지금, 여전히 낭만적이고 ‘감성’의 매력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다만 고려할 부분은 ‘우수한 성능’에도 무거운 무게를 가진 만큼 체감되는 발진 가속 성능은 그리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 ‘속도가 더해질 수록 거침 없이 상승하는 속도’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10단 변속기, AWD 시스템 및 MRC 등은 모든 부분에서 확신을 더한다. 선 굵고 대담한 주행, 그리고 거대한 체격을 생각보다 경쾌하게 이끌며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덕분에 ‘에스컬레이드 ESV’는 플래그십 SUV 중 가장 ‘다루기 즐겁고, 운전 경험의 특별함’을 선사하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V8의 효율성
그러나 에스컬레이드, 에스컬레이드 ESV를 마주한 이들은 모두 ‘한 가지 단점’을 고민하게 된다. 바로 자연흡기 V8 엔진, 거대한 체격과 무게 등으로 인한 ‘주행 효율성’의 불리함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도심에서의 주행 효율성은 나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간선도로와 지방도로를 달리는 ‘주행’에서는 과연 어떤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해소하기 위해 에스컬레이드 ESV와 함께 곧바로 자유로에 올라 통일대교 앞까지 달렸다. 거대한 엔진, V8 엔진의 모든 것을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주행 흐름’에 발을 맞추는 주행이 조금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통일 대교에 도착한 후 확인된 연비는 11.7km/L로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에스컬레이드 ESV와의 주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어 도로를 통해 한탄강오토캠핑장 인근에 있는 ‘연천 전곡리유적’까지 주행을 이어갔다.
지방도로, 신호, 그리고 고저차 등이 연속되는 도로 위에서 에스컬레이드 ESV는 ‘거대한 차량’의 매력을 과시했다. 특히 어지간한 노면 상황을 거대한 체격, 그리고 무게로 억누르며 ‘보다 안정적인 승차감’을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연천 전곡리유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의 누적 주행거리는 90.8km에 이르렀고 누적 평균 연비 역시 11.4km/L에 이르며 ‘주행 습관’ 그리고 도로의 흐름에 합을 잘 이룰 경우 충분한 효율성을 마주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자유로를 거쳐, 그리고 연천까지 이어지는 주행을 마친 후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주행 역시 주행 효율성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연천 전곡리유적부터 서울까지 오는 길 역시 지방도로를 거쳐, 자유로를 통해 이동하는 경로로 이동했다.
이 때에도 에스컬레이드는 거대한 체격을 능숙히 이끄는 V8 엔진의 매력을 과시하며 주행을 이어갔고, 기대 이상의 ‘다루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내리막 구간에서는 한층 여유롭게 구성된 브레이크 셋업으로 인해 ‘조작의 유의’를 필요로 했다. 이러한 브레이크 셋업은 SUV이자 ‘왜건’ 혹은 ‘밴’의 역할을 하는 미국의 대형 SUV들의 전형적인 셋업이라 할 수 있다.
주행을 마친 후 트립 컴퓨터의 수치를 확인했다. 연천 전곡리유적지부터 서울까지는 79.2km에 이르렀고 구간 연비는 11.4km/L였다. 그리고 이번 주행의 누적 기록은 총 170.2km의 거리를 달려 11.3km/L라는 전체 누적 연비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과’라 생각됐다.
여전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에스컬레이드
많은 사람들은 ‘캐딜락’을 평가하며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에 대해서는 호평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연비가 좋지 않은 차량’이라는 표현을 곧잘 사용한다.
그러나 이는 충분히 이해될 부분이다. 실제 캐딜락은 언제나 동급에서 ‘상위권’에 드는 성능을 과시해왔고, 더불어 일부 차량의 경우에는 거대한 V8 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웠기에 제원 상의 ‘연비’는 당연히 떨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막상 실제 주행을 해본다면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마주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매력이 ‘캐딜락을 구매하는 절대적인 가치’가 되는 건 아니다. 지난 시간, 캐딜락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습을 많이 잃어 버렸다. 브랜드가 해야할 과제가 산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