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7명에 대해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추락에 따른 사망이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23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부천 호텔 화재로 숨진 7명의 시신을 부검한 뒤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사망자 중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나머지 2명은 추락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이 끝난 피해자 시신을 유족들에게 인계할 계획이다.
지난 22일 오후 7시34분께 부천 중동의 한 호텔 8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두 7명이 숨지고, 12명이 연기 흡입과 호흡 곤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는 남성이 4명, 여성이 3명이다.
사망자 중 5명은 7∼8층 객실 내부나 계단에서 발견됐으며 나머지 2명은 7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숨졌다.
화제 발생 전후의 구체적인 정황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 등이 확보한 호텔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전날 오후 7시31분께 최초 발화점인 810호 객실에 투숙객이 들어가고 2분여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이 투숙객은 당시 객실로 들어갔다가 에어컨 쪽에서 ‘탁탁’ 소리와 함께 탄 냄새가 나자 프런트로 내려가 객실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숙객이 방을 나선 뒤 오후 7시37분께 연기가 퍼지기 시작했고, 불과 1분23초 만인 7시38분께 복도를 비추는 CCTV 화면이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였다.
소방 당국은 투숙객이 객실에서 나간 뒤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 소파와 침대에 옮겨붙으며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