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산층까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정부 세제 개편안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이젠 1세대 1주택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여야 협상이 우선이겠지만 민생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야당도 끝까지 몽니를 부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여당 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전혀 과세 대상이 아니던 중산층까지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니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며 “여야가 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중산층의 과도한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 한도 상향과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영끌’해 산 집이나 은퇴한 노령층의 유일한 자산인 1세대 1주택의 경우 공제 한도를 높여 과세 대상에서 빼줄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자 중과세도 폐지해 임대용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관련 법안 발의도 준비해둔 송 위원장은 “국회에서 세법 심사가 본격화되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종부세 개편 논의도 다시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민주당의 정리된 입장과 법안 발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전당대회 TV토론에서 “평생 벌어 집 한 채 산 1주택자들의 저항을 감수하면서까지 종부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느냐”며 종부세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지난해 1세대 1주택에 부과된 종부세가 900억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과연 세원으로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1주택 종부세 개편에 힘을 싣고 있다.
송 위원장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법인세 인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22일 국회에서 금투세 폐지 정책토론회를 주최하기도 했던 그는 “국내 증시의 세제 혜택마저 사라진다면 외국인투자가 이탈로 증시가 붕괴될 수도 있다”며 “이 대표도 금투세 완화 입장을 밝힌 만큼 민주당과의 협상 여지는 있다”고 기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법인세에 대해서는 “현행 24%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2%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3% 이내로 묶도록 하는 ‘재정준칙’에 대해서도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여력 비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3연속 금리 동결에 대해서도 “실수한 것 아닌가 싶다”고 쓴소리했다. 그는 “청년과 자영업자들이 고금리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췄으면 경제활동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한은의 소극적 통화정책으로 민생의 고통이 계속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