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이색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음식점, 영화관 등에서 봤던 키오스크 기계가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간편하게 마음을 전해보세요” 라고 씌여진 축의금 키오스크는 결혼식장 접수대 옆 한 자리를 차지했다.
키오스크 화면에 뜬 ‘신랑 축의’ ‘신부 축의’ 중 하나를 택해 관계와 이름을 입력하고 현금을 기계에 넣으면 식권과 주차권이 나온다.
이렇게 모인 키오스크 축의금은 결혼식이 끝난 뒤 곧바로 신랑, 신부 측에 전달되며 축의금 명단과 금액이 엑셀 파일로 정리 제공돼 축의금 장부 정리 부담까지 덜 수 있다.
축의금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데는 ‘축의금 절도·사기’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결혼식 날 혼잡한 틈을 타 축의금을 빼돌리거나 빈 봉투를 내고 식권·기념품을 받아 갔다는 피해 사례들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키오스크 대여업체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결혼식이 많은 9~10월은 이미 예약이 꽉 찼다”며 “최근 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는 “결혼식 시작 후 접수대에 있어야 하는 친인척을 대신해 축의를 받을 수 있어 신랑신부의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현금으로만 축의를 낼 수 있고 기계 이용료가 있기 때문에 따로 수수료 등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른 컴퓨터 시스템처럼 해킹 등 개인 정보 유출 피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를 적지 않고 이름과 신랑신부와의 관계만 표시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키오스크 기기 이용 비용은 20만 원 정도다.
앞서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축의금 키오스크’ 사진이 공유되며 큰 화제가 됐다. “좀 낯설긴 하지만 막상 이용해 보니 축의금을 편하게 빨리 낼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과 함께 “편의와 돈만 챙기는 결혼식 장사같다”라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