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최고경영자(CEO)가 현 미국 정부의 콘텐츠 검열 압박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앞서 공화당으로부터 ‘불공정 행위’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는 정치자금 기부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간) 저커버그 CEO가 짐 조던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공화당·오하이오)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해 “(2021년 당시) 수 개월 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해 유머·풍자를 포함한 특정 콘텐츠들을 검열하도록 반복적으로 압력을 가했다”며 “우리가 동의하지 않을 때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정부의 압박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시 더 반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어떤 정부의 압박에도 콘텐츠 표준을 손상시켜선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경우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미국 대선과 관련해 정치자금 지원을 일절하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그는 “내 목표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역할을 한다는 인상을 다른 이들에게 주고 싶지 않다. 지난 선거 때와 같은 기부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와 그의 아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한 투표소 설치, 우편 투표 용지 마련 등을 지원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에 4억 달러(약 532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측은 저커버그 CEO가 지원한 선거자금을 ‘저커벅스’라고 칭하며 민주당에 대한 부당한 특혜라고 공세를 벌였다. 저커벅스는 저커버그 CEO의 이름과 화폐 달러를 뜻하는 ‘벅스(bucks)’를 합성한 단어다. 이후 공화당은 장악한 주 정부들은 개인이 지원한 자금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법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