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민관 손잡고 반도체 신소재 양산 나선다

수요증가 SiC 웨이퍼 90% 해외의존

"뒤처진다" 위기감에 국내 양산 속도

레조낙 2800억 새 라인에 정부 보조

반도체 제조사 롬, 웨이퍼 日 첫 양산


일본이 민관 합동으로 반도체 신소재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파워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차세대 소재로 수요가 증가하는 탄화규소(SiC) 웨이퍼(기판) 관련 생산시설을 늘려 일본 내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 레조낙홀딩스는 300억 엔(약 2800억 원)을 투자해 야마가타현 공장 등에 SiC 웨이퍼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2027년부터 대량생산에 들어간다. 경제산업성이 최대 103억 엔을 보조한다. SiC 웨이퍼는 탄소와 실리콘을 결합한 차세대 소재로 이 기판을 사용한 파워 반도체는 전력 효율이 높다. 전기차(EV)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어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파워 반도체를 만드는 롬도 기판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미야자키현 공장에서 자사 반도체용 웨이퍼 양산에 나선다. 반도체 제조 업체의 일본 내 웨이퍼 양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SiC를 사용한 파워 반도체에서 롬은 세계 시장 점유율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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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재 부문의 위기에서 비롯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파워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 10개 기업 중 일본 기업은 미쓰비시전기를 비롯해 4개사가 포함됐다. 실리콘 소재 웨이퍼에서는 일본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로 높다. 그러나 SiC로 가면 사정이 다르다. 일본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SiC 기판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측면에서는 해외에 앞서 있지만 양산에서는 뒤처지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 시장에서 SiC를 사용한 반도체는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점유율 33%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재가 되는 SiC 기판은 미국 기업과 중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다.

현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 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민관 합동으로 공급망 구축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닛케이는 ‘SiC 기판은 품질에 편차가 생기기 쉽고 해외 기업으로부터의 조달에는 리스크도 따른다’는 일본 반도체 대기업 간부의 말을 인용하며 “국내에서 파워 반도체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터 국내에서 공급하는 체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중국 제조 업체들의 부상으로 소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자체 공급망 구축이 절실해졌다.

시장조사 업체 후지경제는 세계 SiC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3년 3870억 엔(약 3조 5600억 원)에서 2030년 2조 1747억 엔(약 20조 29억 원)으로 약 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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