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게임사 컴투스(078340)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차명훈 코인원 창업주는 본인 소유의 코인원 지분을 컴투스측에 매각하기로 했다. 차 대표는 현재 본인 소유 지분 19.15%와 더원그룹이 소유한 지분 34.31%를 묶어 총 53.46%를 확보하고 있다. 더원그룹은 차 대표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이번 매각이 끝나면 차 대표는 코인원을 완전히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컴투스 측은 새 대표이사(CEO) 선임 작업에도 착수했다.
양측은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근 대형 로펌을 선임해 법률 검토를 마쳤다. 그러면서 전체 기업가치를 2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매각가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종결 시점은 이르면 올 해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컴투스플러스를 통해 지난 2021년 코인원 지분 16.47%을 처음 사들인 뒤 이듬해 21.95%의 지분을 직접 취득했다. 현재 컴투스 측이 차 대표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 대표와 컴투스 측은 지분 매각에 대한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한 단계"라며 "그룹 내 현금 여력이 가장 큰 컴투스가 인수 대금을 치루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코인원은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화이트해커로 유명세를 탄 차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디바인랩이 전신이다. 2016년 법인명을 거래소 이름인 코인원으로 바꿨으며 그해 4월엔 국내 거래소 중 최초로 이더리움을 상장한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 붐을 타고 2021년 연간 매출 1715억 원, 영업이익 1191억 원을 내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224억 원까지 줄면서 영업손실은 235억 원으로 늘었다.
컴투스 측은 가상자산 시장 전망을 밝게 보면서 이번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업주와 결별하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면 컴투스와 사업 시너지를 내는데 적극 나설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다만 매각 측과 인수 측은 이번 협상 사실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