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년새 손실 10배나 급증…새마을금고 '유동성 위기' 재연되나

[비상 걸린 2금융권]상반기 1.2조 적자 쇼크

기업대출 연체율도 11.15%로 쑥

예수금 259.9조로 작년수준 회복

행안부 "손실관리 문제없다"지만

하반기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예고

자산 건전성도 나빠져 '살얼음판'

[사진=서울경제TV DB][사진=서울경제TV DB]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역대급으로 곤두박질쳤다. 감독 기관 등은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빅배스(대규모 손실 회계 처리)’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두 자릿수로 치솟는 등 연체율 관리가 좀처럼 되지 않고 있고 하반기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벌어졌던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새마을금고 영업 실적을 보면 연체율은 7.24%를 기록해 6개월 전(5.07%)보다 크게 올랐다. 올해 3월 말(7.74%) 대비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뱅크런(대량 현금 인출)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6월 말(5.41%) 수치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1.15%로 지난해 말(7.74%)보다 3.41%포인트 급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1.52%에서 1.77%로 소폭 오른 것과 대비된다. 새마을금고가 그동안 기업대출에 주력해왔고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구조적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두 자릿수로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도 지난해 말 5.55%에서 올 상반기 9.08%로 3.53%포인트 급증했다. 대손충당금 비율(적립 요구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5.61%로 같은 기간 0.52%포인트 하락했다.



행안부는 1조 40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사가 대출채권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해 미리 준비금을 쌓아놓는 회계 계정으로 손실로 잡힌다. 금융 당국은 최근 PF 연착륙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건설업 대출 대손충당금을 2024년 7월 110%→2025년 1월 120%→2025년 7월 130%로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올 상반기에 약 1조 4000억 원을 더 쌓으면서 새마을금고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 5조 4558억 원에서 올 상반기 6조 8544억 원으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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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상호금융도 규모에서 차이가 있을 뿐 상황은 비슷하다. 농협을 제외하고 신협(3375억 원), 수협(1586억 원), 산림조합(201억 원)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농협만 유일하게 1조 580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전년 동기 대비 24.7% 급감했다.

자산 건전성도 크게 악화했다. 상호금융조합의 올 6월 말 연체율은 4.38%로 전년 말(2.97%) 대비 1.4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99%로 전년 말(1.53%) 대비 0.46%포인트 올랐으나 기업대출 연체율은 6.46%로 전년 말(4.31%) 대비 2.15%포인트나 뛰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전년 말(3.41%) 대비 1.40%포인트 상승한 4.81%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PF대출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경기회복 불확실성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PF 대출 연착륙 방안 등에 따른 건전성 관리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감독 부처인 행안부는 올해 상반기 예수금이 259조 9000원으로 지난해 뱅크런 사태 이전(259조 5000억 원) 수준을 회복했고 가용 유동성도 1년새 51조 7000억 원에서 71조 8000억 원으로 늘었으므로 손실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이익 잉여금 8조 3000억 원, 추가 적립금 5조 6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손실 보전에 쓸 자금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대출 위주인 새마을금고의 경우 다른 상호금융에 비해 PF 부실 대출에 따른 충격이 더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새마을금고 연체액의 약 90%는 기업 또는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에서 발생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부실채권 2조 4000억 원어치를 매각한 데 이어 올 상반기 또 2조 원 규모를 팔았으나 하반기에도 추가 매각이 불가피하다. 전날 정부가 공개한 ‘부동산 PF에 대한 금융사의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금융 업권별 구조조정 대상 부동산 PF 사업장은 상호금융 등이 9조 9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부실채권 규모나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추정치여서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며 “부동산 기업에 나간 대출이 많기 때문에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사업장을 재구조화하고 부실채권을 매각해 연체율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체율이 치솟고 대손충당금을 쌓을수록 고객 불안이 커지면 또다시 뱅크런 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7월 대출금 연체로 예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고객들이 돈을 빼가면서 한 달 만에 수신 잔액이 18조 원가량 증발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PF 시장이 워낙 어렵고 지금 충당금도 상당히 부족한 측면이 있어서 조금 더 쌓아야 할 수 있다”며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면 돈을 빌려줬다가 못 받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뱅크런 우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영 기자·박지수 기자·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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