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국적 항공사 최초로 국내 생산 지속가능항공유(SAF)을 도입한다. 탄소 저감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단거리 노선을 시작으로 중장거리까지 사용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SAF 상용 운항 취항 기념식을 열고 국산 SAF 적용을 위한 제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SAF는 폐식용유와 같은 폐기름, 동·식물성 유지, 농업 부산물, 옥수수 등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항공유다. 일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기존 항공유와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같아 별도의 항공기 개조 없이 기존 항공기에 섞어 사용하는데 현재까지는 일반 항공유의 50%까지 혼합 가능하다. 항공업계에서는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산 SAF를 처음 적용하는 노선은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KE719편이다. 이날부터 2025년 7월까지 1년 동안 KE719편 항공유의 1%를 SAF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도쿄 하네다 공항은 일본의 첫 SAF 급유 공항으로 국내 SAF 첫 급유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사용하는 국산 SAF는 에쓰오일과 SK에너지가 생산한다. 첫 6개월은 에쓰오일이 생산한 폐식용유 기반 SAF를 사용하며 후반 6개월은 폐식용유·동물성 유지를 바탕으로 한 SK 에너지의 SAF를 이용한다. 양사가 만든 SAF 모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 상쇄 및 감축 제도(CORSIA) 인증을 받았다.
해외에서는 이미 SAF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EU 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최소 2%의 SAF를 의무 혼합하는 내용의 ‘리퓨얼 EU’ 정책을 발표했다. 혼합 비율을 점차 늘려 2050년에는 SAF를 전체 항공유의 70%까지 의무 사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도 ‘SAF 그랜드 챌린지’를 발표하며 2050년까지 미국 항공유 수요의 100%를 SAF로 충당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