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북미 지역의 반도체 매출이 1년 전보다 40% 이상 늘어나며 5년 만에 중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비롯한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과 대(對)중국 기술 봉쇄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지표로 해석된다. 반도체법 지원금을 받은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설이 건설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북미 반도체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현지 시간)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7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513억 2000만 달러(약 68조 8800억 원)로 전년 대비 18.7%, 6월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존 노이퍼 SIA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7월 전년 대비 상당한 성장을 이어갔고 월별 매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다”며 “북미 시장이 7월에 특히 강력한 성장을 경험해 전년 대비 매출이 40.1% 늘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154억 1000만 달러(약 20조 68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이 외에 중국이 152억 3000만 달러(약 20조 4400억 원)로 19.5%, 일본을 제외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이 126억 3000만 달러(약 16조 9500억 원)로 16.7% 성장했다. 일본은 39억 달러(약 5조 2300억 원)를 나타내며 0.8% 감소했고 유럽은 41억 6000만 달러(약 5조 5800억 원)로 12%나 줄었다.
북미 반도체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월간 반도체 매출이 중국을 제친 점이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주 지역 반도체 매출이 중국을 넘어선 것은 최소 5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북미 반도체 매출은 110억 달러(약 14조 7600억 원)로 중국의 127억 4000만 달러(약 17조 1000억 원)에 못 미쳤고 아시아태평양의 108억 2000만 달러(약 14조 5200억 원)와 비슷한 규모였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AMD 등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수요가 폭증하는 한편 반도체법 지원금으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대중 제재에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