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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와 차별화된 TPD(단백질 분해 기술), 베스트인클래스 노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

돌연변이·신호전달 차단·약물성이 차별점

유한양행과 1500억에 전립선암 치료제 기술이전

혈액암은 국내 유일 TPD 임상 파이프라인

차별화된 기술로 '연속성 있는 기업' 목표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가 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가 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유빅스테라퓨틱스의 TPD(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을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차별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베스트인클래스(계열 내 최고약물)을 만들려고 합니다.”



서보광 유빅스 대표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TPD 기술에 대해 “돌연변이 대응력, 암의 신호전달체계 차단 능력, 약물성(약물 작용)이 뛰어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빅스는 ‘프로탁(PROTAC)’ 기술을 바탕으로 TPD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데, 유 대표는 “원인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도 잘 분해하고 암 세포의 신호전달체계를 끊어버려 세포의 증식을 막으면서 약동학평가(PK)도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TPD는 문제가 되는 단백질 자체에 분해 신호물질(유비퀴틴)을 붙여 분해해 없애는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던 표적 단백질에도 작용할 수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결합력으로도 단백질 분해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빅 파마 노바티스는 미국의 TPD 기술 선두주자인 아비나스와 11억 6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 규모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빅스도 지난 7월 유한양행과 최대 1500억 원 규모의 TPD 기반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UBX-103’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UBX-103은 전립선암 환자에서 과발현 또는 과활성화된 안드로겐 수용체(AR)를 분해함으로써 전립선암을 치료한다. 서 대표는 “기존 치료제는 AR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경우 암이 재발하는데 103은 AR을 분해함으로써 암을 치료한다”면서 “올해 안에 비임상 과제가 끝나면 내년 중순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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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치료제 ‘UBX-303-1’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상에 진입한 TPD 파이프라인이다. B세포 림프종이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B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발생하는데, TPD는 B세포의 성장·증식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인자인 BTK단백질에 달라붙어 분해를 유도한다. 그는 “기존에 BTK 저해제를 투여했을 때 변이가 발생하면서 내성이 생겨 기존 치료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미충족 수요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가 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가 4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TPD에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접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도 개발 중이다.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과 협력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서 대표는 “TPD는 경구용으로 약물이 온몸에 퍼지기 때문에 적정한 농도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며 “만약 ADC에 접목하게 되면 TPD가 우리가 원하는 암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평범하지 않은 약물을 개발하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TPD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 대표는 “TPD가 독특하고 유망해 보이는 기술인데다 상대적으로 최신 기술이어서 상업화된 약물이 없는 분야였다”며 “우리나라에서 시작하더라도 세계적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빅스는 ‘연속성 있는 기업’을 추구한다. 지난 2020년부터 기술이전이나 공동 연구를 통한 기술료 등으로 지속적으로 매출을 내왔다.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일회성으로 파이프라인을 사업화하고 만족하는 게 아니라 하나가 사업화되면 뒤이어 또 다른 사업화 성과를 또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델로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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