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주서 버스에 치인 70대, 병원 16곳 ‘이송 거부’…120㎞ 떨어진 원주로

사고 40분 만에 2차병원서 응급조치

4시간 반 달려 원주 상급병원으로 이송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충북 청주에서 전세버스에 치여 중상을 입은 7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병원 16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한 끝에 4시간 반 만에 강원도 원주의 상급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9시께 청주시 오창읍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중 옆 차선에서 차선 변경을 하던 46인승 전세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나 하반신에 다발성 골절을 입고 주요 장기가 손상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중증외상센터가 있는 충북 유일 상급병원인 충북대병원 등 청주권 4개 병원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의료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이송이 거부됐다. 당시 충북대병원 측은 “마취과 전문의가 다른 수술을 하고 있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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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사고 약 40분 만에 인근 2차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기관 내 삽관과 수혈 등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또다시 12곳의 병원으로부터 이송이 거부됐다.

결국 A씨는 사고 4시간30여분 만인 이튿날 오전 1시34분께 약 120㎞ 떨어진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도착해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의식이 있었던 A씨는 처치가 지연된 탓에 원주의 병원으로 이송될 당시엔 혈압이 떨어지며 의식이 저하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환자 상태가 심각해 곧바로 상급병원에서 처치를 받아야 했지만,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없어 그나마 응급처치라도 받을 수 있는 2차 병원으로 이송했던 것”이라며 “상급병원 이송이 더 지체됐다면 생명이 위태로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10일까지 병원의 거부로 4차례 이상 ‘응급실 뺑뺑이(재이송)’를 겪은 사례는 1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1년간 16건, 재작년은 1년간 10건이었다.


문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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