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고별 정상회담을 통해 단단한 양국 관계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상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면서 협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야당은 “일본에서 얻어낸 소품 수준의 기념품을 성과라고 포장하지 말라”고 평가절하했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그간 함께 이뤄낸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과 한반도 정세, 한미일 협력,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및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일궈온 성과는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며 “경제·안보 등 정부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됐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내다보며 양국 간의 협력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음 일본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저도 계속 한일 관계를 위해 도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출국 직전 7일 서울대 강연에서도 양국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은 한일 관계 발전에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면서 양국 국민들의 협력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셔틀외교가 복원됐다며 호평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퍼주기 외교’라고 비판했다. 특히 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일제 강제 동원 해법인 ‘제3자 변제안’에 대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한일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마련한 재원을 통해 소송에서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퇴임을 앞두고 방한한 기시다 총리는 끝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일본에서 얻어낸 소품 수준의 기념품을 성과라고 포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이 물컵의 반을 채우면 일본이 나머지 반을 채울 것이라던 윤 정권의 희망 사항은 헛된 희망으로 끝났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