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에어컨 사용이 증가하면서 지난달 주택 전기요금이 평균 13% 오를 것으로 파악됐다. 1년 전보다 인상된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게 될 가구 수도 전체 가구의 76%인 1922만 가구에 달한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전기요금이 사용량 증가에 큰 폭으로 뛰면서 전기요금을 올리려던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달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363㎾h(킬로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전기요금은 6만 361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520원) 뛴다.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역대급 폭염에 급증한 냉방용 전기 수요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 일수는 16일로 2016년 16.6일에 이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누진제도 한몫한다. 여름(7∼8월)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용의 경우 △300㎾h 이하 △300∼450㎾h △450㎾h 초과의 3단계로 구간을 나눠 위로 갈수록 요금을 무겁게 매기고 기본요금도 달리 적용한다. 가족 수가 많아 전기 사용량이 많은 가구는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요금 증가분이 10만 원 이상 되는 가구도 38만 가구에 달한다. 한전 관계자는 “같은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 미국·일본 등과 비교하면 국내 전기요금이 2~3배 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