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R의 공포에 美대선 불확실성까지…신흥국·기업, 앞다퉈 채권 발행

9월 초 신흥국 채권 전년比 2배 이상 늘어

美 회사채 이틀간 730억달러 ‘역대급’ 발행

대형 이벤트 앞두고 서둘러 자금조달 나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늘리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11월 미 대선의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채권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1~5일 신흥국에서 총 28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및 회사채가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채권 발행 규모가 120억 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미국에서도 회사채 발행이 부쩍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60여 개 미국 우량 기업들이 820억 달러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특히 3~4일 이틀간 발행된 회사채 규모만 약 730억 달러로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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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이 늘어난 것은 금리가 비교적 많이 떨어져서다. 최근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된 영향이다. 채권 발행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시장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채권 발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11일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시작으로 17~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5일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채권을 발행해 불확실성 방어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댄 메드는 “발행자들은 미국 금리 결정, 선거, 지정학적 위험 등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채권) 발행을 앞당기고 있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도 발행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경우 선진국보다 신흥국 시장이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배경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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