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6연속 ‘장타 톱10 우승’ 저지한 ‘비거리 74위’ 노승희…‘OK 골프의 결투’ 최후 승자 됐다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우승

드라이브 샷을 하고 있는 노승희. 사진 제공=KLPGA드라이브 샷을 하고 있는 노승희. 사진 제공=KLPGA







283야드로 세팅된 짧은 파4 홀인 15번 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드라이브 거리 74위(234.14야드)인 노승희가 드라이버를 잡고 그린을 향해 티샷을 날렸다. 하지만 티샷한 공은 조금 짧아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벙커에 들어간 공이 놓인 상태도 좋지 않아 벙커샷으로 공을 그린 밖 러프에 꺼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19야드를 남기고 친 칩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버디가 나온 것이다.



15일 인천 영종도 클럽72 하늘코스(파72)에서 끝난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최후의 승자는 ‘비거리 74위’ 노승희였다. 10여명이 우승을 놓고 각축전을 벌인 대회 최종일 노승희는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해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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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7위를 기록한 이동은. 사진 제공=KLPGA공동 7위를 기록한 이동은. 사진 제공=KLPGA


15번 홀 버디 후 곧바로 16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자 이미 경기를 마친 지한솔, 서어진, 이소영과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17번 홀(파4)에서도 3.5m 파 퍼팅을 성공하며 보기 위기를 넘긴 노승희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 1.2m에 붙인 뒤 이를 넣으면서 짜릿한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가장 아쉬움을 남긴 선수는 드라이브 거리 4위에 올라 있는 루키 이동은이다. 3타차 단독선두로 경기를 시작해 생애 첫 우승을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공동 7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이동은은 3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데 이어 7번과 8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떨어뜨리며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10번과 11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흔들렸고 13번 홀 버디로 1타 만회하며 우승 가능성 끈을 놓지 않았으나 16번과 18번 홀에서 다시 보기가 나오면서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날 1타를 잃은 이동은은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김수지, 이제영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이소영. 사진 제공=KLPGA준우승을 차지한 이소영. 사진 제공=KLPGA


이동은이 우승을 놓치면서 2연속 ‘루키 우승’과 6연속 ‘장타 톱10 우승’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로 시작된 하반기 5개 대회 우승자들은 모두 장타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이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윤이나가 우승의 물꼬를 틀더니 더헤븐 마스터즈 배소현, 한화클래식 박지영, KG레이디스 오픈 다시 배소현, 그리고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루키’ 유현조가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전까지 드라이브 거리 부문에서 윤이나가 2위에 올랐고 배소현 5위, 박지영 8위, 유현조 9위 순이었다. 만약 장타 4위 이동은이 우승했다면 6연속 장타 톱10 선수들의 우승 행진이 이어질 뻔했다. 하지만 ‘OK 골프의 결투’ 최종 승자는 비거리 74위 노승희였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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