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 수가 올해 5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전체 계좌 3개 중 2개는 가입 금액이 1만 원 이하인 ‘깡통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ISA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과세 한도를 높이고 의무 가입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체 ISA 계좌 수는 총 511만 3200개로 집계됐다. 이 중 65.1%인 332만 8200개는 계좌에 최대 1만 원만 납입된 채 사실상 방치된 깡통 계좌였다. 10만 원 이하까지 합치면 그 비중이 69.6%에 달했다.
문제는 깡통 계좌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에 47.3%였던 1만 원 이하 ISA 계좌 비중은 △2020년 48.4% △2021년 56.9% △2022년 63.7% △지난해 64.7% 등으로 상승세다. 2019년 대비 올해 2월 말 현재 증가율은 238.4%다.
이는 금융사들의 ISA 계좌 유치 경쟁은 과열된 반면 실제로 운용할 유인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ISA 과세특례를 통한 조세 지출 규모는 68억 원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조합 출자금·예탁금 비과세(5216억 원), 소기업·소상공인 공제부금 소득공제(3964억 원), 비과세종합저축 과세특례(3844억 원)에 따른 조세 지출 전망치에 비해 현저히 적다. KDI 측은 “전체 ISA 가입자 수 및 가입 금액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기대보다 성장세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납입 한도 또는 비과세 한도 상승을 통한 비과세 혜택 확대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의무 가입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ISA에 가입한 뒤 해지한 응답자 100명 중 21명은 ISA를 해지한 가장 큰 이유로 ‘의무 가입 기간이 길어서’를 꼽았다. KDI는 “의무 가입 기간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충분하지 않은 비과세 한도는 결국 ISA를 통한 장기 투자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