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군사합의 6주년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화담론과 통일담론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를 버리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말해 민주 진영 내 통일 담론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 전 대통령은 “비핵화 해법과 평화 프로세스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며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할 것이고,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임 전 비서실정은 기존에 주장하던 통일 정책 노선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주장을 펼쳐 주목받았다. 임 전 실장은 “한반도 미래는 후대 세대에게 맡기자”며 “국가보안법도 폐지하고 통일부도 정리하자”고 말했다. 그는 “통일이 좋다는 보장도 없다”며 “30년 뒤에나 논의를 열어보자”고 밝혔다.
임 전 비서실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제가 오늘 드리려는 말씀은 기념사라기보다 도발적인 발제에 가깝다”며 “많은 고민과 토론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주장에 벌써부터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날 기념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임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과 논의했느냐”나는 질문에 “직접 제가 쓴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 당내 의견과 다르지 않냐는 질문에는 “활발한 토론이 일어난다면 환영”이라고 말했다.
임 전 비서실장의 태도 변화에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다음달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 관련 문구를 삭제하는 개헌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임 전 비서실장은 “'그저 웃지요'라는 답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일 전남 목포 호텔 현대 바이 라한에서 열리는 전남 평화회의 기조연설에 나선다. 더 많은 발언을 하겠다고 예고한 문 전 대통령이 통일 정책 관련 어떤 발언을 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