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부산의 한 가정집에서 노부부가 불법번식하던 강아지 30여마리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19일 사하구 유기동물보호소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위액트와 도로시지켜줄개는 이날 오후 부산 사하구 당리동 한 주택에서 불법 번식되고 있는 강아지 27마리를 구조했다.
사하구 유기동물보호소는 2주 전 주민들로부터 ‘몇 년 전부터 70대 노부부가 가정에서 개 번식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날 동물단체와 함께 구조 작업에 나섰다.
위액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면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마당과 주택 내부에는 배설물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고, 그 사이에 피부와 털 상태가 엉망인 강아지들이 겨우 몸을 숨기고 있었다. 다리가 뒤틀린 푸들 등 시급히 치료해야 하는 강아지도 여러 마리였다.
심지어 쓰레기 더미와 냉장고 속에는 죽은 개들의 사체가 그대로 보관돼 있었다. 위액트는 “냉장고 문을 열자 죽은 개들의 사체가 쏟아져 나왔다. 실온에 방치된 부패한 사체에서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다”며 “눈이 아릴 정도로 가득한 암모니아 가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방 안. 생활 쓰레기와 오물들로 발 디딜 곳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강아지 사체만 10마리 이상이었으며, 해당 주택에는 노부부와 장애가 있는 아들 2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70대 할머니가 집 내부와 마당에서 강아지들을 불법으로 번식시켜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희연 사하구 유기동물보호소 운영위원장은 "노부부가 소유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 동물보호법에 근거해 긴급보호조치로 강아지들을 구조했다"며 "주민들에 몇차례 112 신고 등을 했지만 적절한 조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된 강아지들은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