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韓 원전 건설비용 美의 4분의1…단가 공개돼 덤핑 불가”

[野주장 '원전 덤핑' 팩트체크]

45년간 원전 지으면서 경험 축적

가격 경쟁력·적기 시공 덕에 수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 제공=한수원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사진 제공=한수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체코를 방문 중인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이 19일(현지 시간) 야당이 제기한 체코 원전 수출에 따른 대규모 손실 우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엉터리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야당의 주장은 원전 생태계 재건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폄훼하는 궤변”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가 낮아 경쟁력이 높은 것을 두고 덤핑이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韓 건설 비용 세계 최저 미국의 4분의 1=업계에서는 체코 원전 수주 가격이 낮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22년 115억 달러(약 15조 3000억 원)를 들여 푸젠성과 광동성에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기로 했다. 체코 원전과 같은 1.2GW짜리다. 중국 원전은 2기에 사업 비용 15조 원으로 한국의 체코 신규 원전 사업 비용이 1.6배 이상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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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국의 건설 단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싼 데도 나온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로 주요 경쟁국인 미국(5833달러)의 3분의 2 정도다. 중국의 건설 단가(4174달러)에 비하면 85% 수준이다. 프랑스의 경우 ㎾당 7931달러로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민간단체인 브리튼리메이드가 지난해 주요국의 원전 건설 비용과 경쟁력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2000년부터 지어진 원전 건설 중 가장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한국은 1.4GW 기준으로 5조 3000억 원인데 경쟁국 미국은 24조 원이다.

◇“덤핑 수주 가능하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어”=건설 단가가 낮아도 한국수력원자력이 덤핑으로 입찰에 들어갔을 가능성은 없을까. 체코 원전 수출을 초기부터 담당했던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찰 서류 제출 당시 우리가 제시했던 가격은 이미 외국의 전문가나 단체, 언론에 공개돼 있는 단가에 기초한 것이고 국내 공사에서도 입증된 것”이라며 “갑자기 덤핑 수주가 가능하지 않고 또 그럴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제가 퇴직하기 전인 2022년 8월 기초적인 숫자가 나와 있었고 퇴직 직후인 그해 11월에 공식 입찰 서류가 제출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비용과 비교 시 체코가 더 비용이 높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체코 원전 짓는 것이 신한울 3·4호기 원전 2기 짓는 것보다 두 배 더 비싼 것이라서 덤핑이 아니다”라며 “지난 45년 동안 3년에 2개씩 원전을 계속 지으면서 건설 경험을 축적했고 원전 산업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축돼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수주 가격 외 적기 시공이 핵심=하나 더 봐야 할 부분은 적기 시공이다. 체코가 한국을 선택한 데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 건설을 완료한다는 ‘온타임위드인버짓(On time within Budget)’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서 두 번째로 건설된 보글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했지만 이미 수십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데다 7년 늦게 완공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체코는 덤핑이 아니라 한국의 시공 기간과 예산 준수가 입증됐기 때문에 선정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세종=배상윤 기자·프라하=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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