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도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증시가 오는 25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전환점 삼아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9월 19~20일) 코스피 지수는 이틀 동안 17.96포인트(0.70%) 상승한 2593.37로 거래를 마쳤다. 추석 연휴기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이 결정된 이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으나 코스피 지수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FOMC 결과 이후 미국 나스닥지수는 이틀 동안 2.19%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도 각각 1.40%, 1.01%씩 오르면서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시아 시장인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지수도 같은 기간 3.60%, 3.33%씩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가 2.06% 올랐으나 상대적으로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눌린 것은 연휴 기간 발표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크게 낮췄으며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에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6.14% 급락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주 2거래일 동안 각각 3.50%, 2.17%씩 감소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국내 증시 부진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작용하는 만큼 이달 2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마이크론의 4분기(6~9월) 실적 발표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업황 전망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건스탠리의 한국 반도체 투자 의견 하향 리포트 이후 실제로 스마트폰과 PC 수요 감소 영향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가능성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커져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2520~2670포인트로 제시했다. 지수 하락 요인으로는 반도체 고점 우려를 꼽았다. 최근 해외 증권사들이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치를 기존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내려 잡고 있어 여전히 AI 고점 우려가 잔존해 있다는 것이다. 시티그룹은 17일 마이크론 4분기 매출액이 75억 달러, 주당 순이익이 0.89달러로 기존 시장 전망치인 매출액 76억 5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1.11달러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 강세로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와 같은 환율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신증권도 9월 코스피 지수를 억누르는 주된 요인으로 반도체 업황·실적 불안과 외국인 대량매도를 꼽았다. 특히 외국인들은 9월에만 6조 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반도체 매도는 미·중 경기불안도 있지만 반도체 업황·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26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와 10월 초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공개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