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오프로드의 계절…'SUV 대명사' 지프 더 뉴 랭글러

■더 뉴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탑 시승

2017년 이후 6년만 국내 부분변경 모델 출시

지프 상징 '세븐 슬롯' 커져…통합형 스텔스 적용

12.3인치 터치스크린 탑재…최신기술로 편의성 ↑

묵직한 주행감…8단 변속기로 온오프로드 질주

지프의 더 뉴 랭글러는 2017년 글로벌 공개 후 6년 만인 올해 초 부분변경 모델로 국내에 출시됐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지프의 더 뉴 랭글러는 2017년 글로벌 공개 후 6년 만인 올해 초 부분변경 모델로 국내에 출시됐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지프(JEEP)는 한국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대명사다. SUV라는 용어가 흔하지 않던 과거에 각지고 높은 차고의 차량을 두고 ‘짚차’라고 불렀다. 비포장도로 길을 종횡무진 달리는 성능이 짚차의 조건이었다. 지프는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뛰어난 기술력으로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지프 라인업 중에서도 랭글러는 상징적인 모델로서 견고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요즘과 같이 캠핑 등 야외활동에 적합한 계절에는 정통 오프로드 SUV로서 진가가 빛을 발한다.



실제로 만난 더 뉴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탑은 외관부터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뿜어냈다. 커다란 덩치와 직선의 실루엣은 한눈에 봐도 지프차임을 알아볼 수 있다. 네 바퀴에는 33인치 오프로드 타이어를 장착해 차체가 더욱 단단해 보였다. 차량 전고는 1865㎜로 높은 반면 사이드스텝은 없는 탓에 좌석에 오르내릴 때 손잡이부터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초 국내에 상륙한 더 뉴 랭글러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량 전면부에서 지프의 위용을 드러내는 세븐 슬롯 그릴이다. 세븐 슬롯은 커졌지만 그릴 자체는 날렵해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랭글러 특유의 원형 헤드램프를 강조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는 6개 주간주행등(DRL)을 갖추며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전 모델까지만 해도 측면부에 있었던 강철 안테나는 부분변경을 거쳐 사라지고 윈드실드(앞유리) 통합형 스텔스를 최초로 적용했다. 오프로드 SUV 특성상 주행 중에 나뭇가지와 같은 장애물로 인해 운전자가 방해받지 않도록 한 것이다.

더 뉴 랭글러는 역대 랭글러 중에서 가장 큰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더 뉴 랭글러는 역대 랭글러 중에서 가장 큰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운전석에 앉으니 어떤 험로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높은 차체로 인해 확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부 곳곳에는 최신 기술까지 더해져 주행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역대 랭글러 가운데 가장 큰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터치스크린은 손가락 움직임에 즉각 반응했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했다. 기자는 삼성의 갤럭시를, 동석자는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했는데 두 개 장치를 동시에 연결해 필요에 따라 바꿔 사용할 수 있었던 점도 편리했다. 티맵(TMAP) 내비게이션, 나파 가죽의 시트가 적용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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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을 밟으니 묵직하게 도로 위를 움직이며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자동 8단 변속기와 저단 기어 덕분에 도심 내 도로에서도 편안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고속도로에서는 최고 출력 272마력의 엔진 성능에도 불구하고 2톤 넘는 차체 무게 등으로 인해 즉각적으로 치고 달리기엔 무리가 있다. 표준연비는 ℓ당 7.5㎞이지만 도심에서는 6~7㎞ 사이를 오갔다. 고속도로 위로 무대가 바뀌면 8㎞ 중후반대로 오르기도 했다.

더 뉴 랭글러의 전자식 주행 안정 시스템과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 등 최신 기술은 오프로드에서도 유리한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더 뉴 랭글러의 전자식 주행 안정 시스템과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 등 최신 기술은 오프로드에서도 유리한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오프로드를 즐기는 운전자를 위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전자식 주행 안정 시스템(ESC)과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HSA), 셀렉 스피드 컨트롤은 오프로드 주행에서 유리한 기동력을 발휘하는 장치들이다. 셀렉 스피드 컨트롤은 오프로드를 주행할 때 시속 1~8㎞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운전자가 차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양쪽 도어와 루프 등을 떼어내면 개방감을 극대화하며 오프로드 감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 때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글로브 박스와 잠금식 센터콘솔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더 뉴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하드탑은 운전자가 직접 도어와 루프 등을 탈부착해야 하는 모델이다. 오프로드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과정이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버튼 하나를 누르면 루프를 자동으로 열어주는 랭글러 루비콘 4도어 파워탑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더 뉴 랭글러는 스포츠S, 루비콘, 사하라 등 총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스포츠S 6970만 원, 사하라 4도어 하드탑 7890만 원, 파워탑 8240만 원이다. 루비콘 2도어 하드탑과 루비콘 4도어 하드탑, 파워탑은 각각 7640만 원, 8040만 원, 8390만 원의 가격으로 책정됐다.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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