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영리법인 탈바꿈' 오픈AI, 핵심인재 떠난다

투자자 친화 지배구조로 변신

대규모 투자로 기술개발 가속

"안전한 AI 공익목표 흔들릴것"

무라티 CTO·슐먼·수츠케버 등

창업 멤버·스타개발자 줄퇴사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비영리법인이 통제하는 현재의 지배 구조에서 벗어나 영리법인 중심의 공익기업으로 재편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투자자 친화적인 지배구조로 탈바꿈하면서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기술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다만 ‘인류를 위한 안전한 인공지능(AI) 개발’이라는 공익적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주요 창업 멤버는 물론 스타급 개발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는 등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핵심 사업을 비영리법인 이사회가 통제하지 않는 영리 공익법인으로 재편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익 추구 활동이 중심인 영리법인으로 바뀌면 주주에 대한 수익 배분 상한선도 사라질 전망이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도 오픈AI의 지분 7%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그동안 자신이 충분히 돈이 많고 오픈AI는 비영리법인 이사회의 지배를 받기에 지분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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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그동안 지분이 없었던 올트먼이 오픈AI 소유권을 처음으로 부여받는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오픈AI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던 비영리법인은 영리회사의 소수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바뀔 전망이다. 오픈AI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인류에 혜택을 주는 AI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비영리재단은 우리 임무의 핵심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오픈AI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대규모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오픈AI는 현재 1500억 달러(201조 원)의 기업가치로 65억 달러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생성형 AI 분야 선두주자인 챗GPT의 개발사로 세계 유수 빅테크와 큰 손 투자자의 관심을 받아왔지만 비영리법인이 주요 결정을 통제하는 구조가 사업 확장에 걸림돌로 지목됐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 자회사이자 챗GPT의 실질적 개발·운영사인 ‘오픈AI글로벌’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사회 의결권이 없다. 투자에 대한 이익 배분도 원금의 100배로 상한선이 걸려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사회 결정으로 올트먼이 CEO 자리에서 잠시 쫓겨나는 사태까지 벌어지며 회사의 지배구조가 재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오픈AI가 지켜온 기술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오픈AI의 핵심 기술 인력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인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올트먼의 ‘상업화 드라이브’에 대한 반감”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는 시간이 지날수록 승리 지향적이고 이타적이지 않은 평범한 기술회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이날 ‘챗GPT의 어머니’로 불렸던 스타 개발자인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고, 최고연구책임자(CRO)인 밥 맥그루와 연구 부사장인 배럿 조프도 퇴사 소식을 전했다. 오픈AI의 공동창업자이자 업계 톱클래스 개발자로 꼽혔던 일리야 수츠케버와 존 슐먼 등도 올해 줄줄이 회사를 나가 신생 스타트업을 설립하거나 경쟁사인 엔트로픽으로 이직했다.

총 11명이었던 공동창업자는 현재 올트먼과 보이치에흐 자렘바 두 명만 남았다. 외신들은 초기 창업 공신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나면서 올트먼 CEO에게 힘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올트먼 CEO는 직원들에 메모를 보내 “리더십 변화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특히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더욱 그렇다”며 앞으로 기술 및 제품 투자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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