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둔 여야가 각 상임위원회 별로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인사들을,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를 국감 증언대에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되는 기업인 소환 관행도 반복되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25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김 여사를 ‘디올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천개입 사건’ 관련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태균 씨,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도 증인 명단에 올렸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의 주요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 씨 등의 증인 신청 추진을 통해 맞불을 놓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흐름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법사위와 마찬가지로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관련자인 김 전 의원과 명 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여기에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행안부 관계자, 인테리어 업체 대표 등도 증인 명단에 올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노규호 전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을, 양문석 민주당 의원의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을 묻기 위해 박정학 대구수성새마을금고 이사장을 각각 증인으로 채택했다. 행안위는 여야 합의를 통해 이들은 증인·참고인으로 확정했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김 여사를, 국민의힘이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기 싸움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역시 민주당이 대통령 관저 증축 의혹 관련 인물들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는 중이다. 여야가 증인 채택 과정에서부터 서로의 ‘아킬레스 건’을 정조준하면서 올해 국감도 정쟁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인들도 국감 증인 채택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과방위에서는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행안위에선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가 증인 명단에,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과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이 참고인 명단에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영풍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 관련 인사들이 증인 및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대표,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등 공영홈쇼핑 부실경영 책임과 관련해 조성호 전 공영홈쇼핑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채택됐고,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묻기 위해 강한승 쿠팡 대표와 함윤식 배달의민족 부사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밖에 민주당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과 관련,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명단에는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