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푸드서비스 기업 맥도날드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38년 만에 카타르의 ‘카말 알 마나(Kamal Al ManaA)’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30일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맥도날드 본사인 미국맥도날드는 카말 알 마나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카말 알 마나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 절차도 마쳤다. 미국맥도날드는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총괄법인인 맥도날드APMEA를 통해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를 보유해왔다. 매각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카말 알 마나는 미국맥도날드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한국에서 전 매장을 운영할 권리를 받는다. 맥도날드는 전세계 약 75개 국가에서 이런 형태의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카말 알 마나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맥도날드를 운영하고 있어 브랜드 이해도가 높다. 30년 전 카타르 최초의 맥도날드 매장을 세운 이래 튀르키예 맥도날드의 전략적 파트너로 활약하는 등 맥도날드 시스템 안에서 성공적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 맥도날드에도 투자자로 참여해 맥도날드와의 연을 확장해가는 중이다.
맥도날드 본사는 그간 오너십을 갖고 한국 사정에 맞게 맥도날드를 성장시킬 원매자를 찾아왔다. 매각측은 지난해 초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산업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약 1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어렵게 매각에 성공하게 된 것은 카말 알 마나가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제시한 향후 투자 계획이 맥도날드 본사를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말 알 마나는 “한국맥도날드와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써나갈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며 “맥도날드가 지닌 시장에서의 리더십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와 브랜드 성장을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는 김기원 대표이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1988년 서울 압구정동 1호점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문을 열었다. 올 7월 기준 전국에 400여개의 매장이 있으며, 이 중 약 80%가 직영점이다.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직영점 위주로 운영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편이다.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직원들을 직고용 형태로 운영하며 임차료 부담도 있다. 현재 직원은 약 1만8000명에 달한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직영 매출이 전년 대비 12.4% 증가한 1조1180억 원으로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가맹점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1조292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31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전년 보다 적자 규모를 줄였다. 단기차입금은 3311억 원에서 1522억 원으로 줄이면서 부채비율도 낮췄다.
이는 김기원 대표 주도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추진한 효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드라이브스루(DT) 형태의 매장을 늘리고 지난해 2차례, 올해 1차례 버거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의 경우 5월2일부터 빅맥 버거 단품 등을 제외하고 전체 제품의 22%인 16개 품목을 대상으로 메뉴별 100~400원 올렸다. 원부자재 가격 및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2.8% 올리게 됐다는 입장이다. 전국 매장은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리아 등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에다 파이브가이즈, 쉑쉑 등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버거킹(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과 맘스터치(케이엘앤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는 버거 브랜드도 매물로 나와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순 매출액의 5%를 미국 맥도날도 본사에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로열티 등으로 발생한 한국맥도날드의 지급수수료는 685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0여년간 국내 협력업체와 긴밀하게 일하고 한국에서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며 “2021년 The BTS 세트 출시, 2022년 보성녹돈 버거 페스티벌 개최 등 지역사회 발전과 사람들의 행복에 힘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