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尹·韓 ‘마이웨이’에 당정갈등 증폭…野 “내전 돌입” 부채질

尹, 韓 독대 요청에는 '묵묵부답'

오늘 원내지도부 초청 별도 만찬

尹 전 참모 '韓 공격사주' 보도에

친한 "배후 세력 규명하라" 촉구

야권 "재보궐 결과 따라 與 분열"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9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에도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2일 한 대표를 뺀 여당 원내 지도부 등과 따로 만찬을 갖는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 당시 자신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통령실 전직 참모를 겨냥해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긴장 관계를 이어오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각각 ‘마이웨이’ 행보를 강화한 셈이다. 야당은 10·16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텃밭’을 내줄 경우 “내전에 빠질 것”이라며 윤·한 갈등을 부채질했다.

1일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일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이른바 ‘빈손 만찬’을 한 지 8일 만에 원내 지도부와 별도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원외인 한 대표는 참석 대상이 아니다.



7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 첫 국정 감사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고군분투하는 원내 지도부와 상임위원장·간사들을 초청해 격려하는 자리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등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이르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실시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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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에 묵묵부답인 채로 추 원내대표 등만 다시 만나는 것을 두고 두 사람의 껄끄러운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 대표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전당대회 당시 언론에 자신의 공격을 사주했다는 한 유튜브 채널 보도와 관련해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당 유튜브 채널과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면서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인사들은 김 전 선임행정관의 배후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전대 이후인 8월 초 공기업인 서울보증보험의 상근 감사로 임명됐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한동훈에 대한 공작을 지시한 김대남의 배후가 있는가. 김대남을 스스로 선택한 자리로 보내줄 정도의 막강한 힘이 개입한 것인가” 라며 “수사를 통해 누가 배후이고 어떤 공작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썼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한 행사에 돌연 불참하는 등 “이제 두 사람이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태다.

한편 야권은 10·16 재보선을 고리로 당정 간 파열음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야당이) 강화나 금정만 뚫을 수 있다면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은 내전 상태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특검 거부권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에 대한 표 단속에 들어갔다는 것이 언론의 지배적 분석”이라며 “독대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한 대표를 쏙 빼고 만찬을 하는 것도 속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 참 후지게 한다”며 “그 졸렬함에 국민들이 진절머리를 친다”고 쏘아붙였다.


김병훈 기자·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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