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0월·11월 위기설’ 확산, 적대적 쳇바퀴 정쟁에 경제·민생 멍든다


정치권에서 여권의 ‘10월 위기설’과 야권의 ‘11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10월 위기설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저 수준의 지지율에 직면한 여권이 거대 야당 및 친야 단체의 탄핵·특검 폭주 및 퇴진 요구 시위 총공세로 박근혜 정부처럼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가설이다. 11월 위기설은 다음 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야권이 코너에 몰리면서 내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네 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는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 형(선거법 위반은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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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은 윤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 빌드업’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 ‘쌍특검’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윤 대통령은 2일 쌍특검 법안 등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민주당은 4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2일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도 강행하며 검찰 겁박에 나섰다. 위기에 처한 여야가 책임을 전가하면서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적대적 쳇바퀴 정쟁을 계속 벌이면 국정을 마비시키고 경제·민생을 멍들게 한다.

비상시국인데도 여권은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대통령실·친윤계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측은 2일 전직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한 대표 공격을 사주했다는 내용을 담은 통화 녹취록, 윤 대통령과 여당 원내지도부 만찬에 한 대표가 배제된 것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야권의 대공세 속에 여권이 분열하면 공멸만 초래할 뿐이다. 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 적극 소통하면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후속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 대표도 과도한 ‘자기 정치’로 내분을 키우지 말고 정부·대통령실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시국 수습을 위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극한 정쟁의 중심에 있는 이 대표는 거대 야당을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 수단으로 삼지 말고 국정을 위한 협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결백하다면 공정한 판결이 나오도록 수사·재판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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