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북한 장교 6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외신이 주목하고 있다. 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요 전쟁 목표는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모두 점령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 포스트는 4일(현지 시간)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20여 명 중 북한군 장교 6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또 사망자와는 별개로 3명 이상의 북한군 소속 병사가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인근의 훈련장에서 이들이 사망했고, 북한 장교들은 훈련 교관으로 파견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애국조직 ‘크렘린 시크릿’도 텔레그램에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사일 공격과 방어 훈련을 받던 군인 20명이 사망했으며 북한 장교 6명도 포함됐다”는 글을 올렸다. 또 북한 장교 3명이 부상해 모스크바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크렘린 시크릿은 “지난달 30일 북한 군인들이 다른 병력이 추가 투입되는 것을 점검하던 도중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한글 ‘ㅈ’이 각인된 포탄 잔해가 발견되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북한군이 전장에서 사망한 소식은 전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지난해 공병부대를 포함한 북한군 소속 인력이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점령지역의 각종 건설 작업에 북한 노동자를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공급받았고,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미사일 등을 지원받는 것은 북한에 대해 모든 형태의 무기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안보리 고위급 회의에서 북한과 이란을 러시아 전쟁 범죄의 공범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이 무기 제공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죽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땅을 훔치려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 본토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4일 오전 접경지역인 러시아 보로네시주의 석유저장소를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 소식통은 AFP에 유류 저장 탱크 20개가 있는 저장시설을 드론으로 밤새 공격했고, 러시아군 방공망이 가동돼 요격에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새벽에도 보로네시주 보리소글레브스크의 군 비행장에 드론을 날려 항공연료 저장시설과 무기고 등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국 에너지 시설 공격 때문에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러시아군 에너지 공급망을 겨냥한 자국군의 반격은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