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2년만에 최대 유가 랠리…원유 선물로 돈 몰린다

원유 ETF 2022년 3월 이후 일일 최대 거래량

WTI·브렌트 1주간 9% 폭등…선물 계약 급증

변동성 지수도 2년만 최대…"폭락 유의해야"


중동 확전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 선물 연계 상품에도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쟁 관련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계기로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가의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인 ‘US오일펀드(USO)’의 이달 1일 일간 거래 규모는 1395만 주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 9일(2994만 주) 이후 2년여 만의 최대 규모다. USO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에 주로 투자하는 ETF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마이크로WTI원유선물(MCL)’ 역시 최근 1주일간 올해 1월 이후 최대 거래량(일일 기준)을 기록했다. 단기 가격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주간 옵션 미결제 약정은 지난주 기준 8만 계약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 상황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는 지난주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11월 인도분 WTI 가격은 4일 74.38달러로 지난달 27일(종가 68.18달러) 대비 9.1% 급등했다. 같은 기간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71.54달러에서 78.05달러로 9% 넘게 뛰며 2022년 10월 이후 주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유가가 급등하자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업체 아람코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판매 가격을 배럴당 90센트 인상했다. 앞서 업계에서 예상한 가격 인상 폭(65센트)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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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유가가 배럴당 6달러 이상 치솟자 개인투자자들이 유가 연계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원유 선물 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됐지만 이로 인해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시카고옵션거래소의 원유 변동성(VIX) 지수는 3일 54.5로 2022년 10월 3일(56.24)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0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로 유가가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선물 시장에 몰렸고 그 결과 유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유가 움직임이 불안정해진 바 있다.

이번에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이유로 시장에 유입된 개인들의 투기가 시장의 펀더멘털을 강화하기보다 가격을 단기적으로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콧 셸턴 ICAP 에너지연구원은 “중동 분쟁이 원유 공급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 외려 시장은 폭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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