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석유업계의 변심? "IRA 폐기 안된다" 트럼프에 간청

엑손모빌 등 트럼프 캠프에 입장 전달

탄소 포집 등 저탄소 기술에 지원 절실





미국 대선을 한달 앞둔 가운데 석유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 입장에서도 저탄소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 옥시덴털페트롤리엄, 필립스66 등 미국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트럼프 캠프 및 트럼프 측 의원들과의 논의에서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 IRA 규정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법안이 제정될 당시만 해도 IRA에 반대하던 이들이 자사의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정부 지원을 받게 되면서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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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 홀럽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공기 중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회사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 규정이 유지돼야 한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텍사스 서부에 13억달러 규모의 탄소 포집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향후 수십 개의 공장을 더 지을 예정이다.

탄소 포집, 수소, 바이오연료 등의 저탄소 기술에 300억달러를 투자하는 엑손모빌과 셰브론 역시 트럼프 측에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의 기술 개발과 투자가 IRA의 세액 공제를 전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천연가스 대기업인 필립스66 역시 IRA의 세제 혜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는데, 이 회사의 재생 연료는 식용유, 식물성 기름 등으로 만들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유세에서 바이든표 친환경 정책을 ‘그린 뉴 스캠(친환경 빙자 사기)’이라고 비난해왔고 이를 뒤집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원 등을 ‘전기차 의무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취임 직후 이를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IRA 보조금 및 세액 공제 세부 규정 등이 대폭 바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의 강력한 후원 그룹인 석유업계가 IRA 사수 의지를 피력하면서 트럼프 재임 시 IRA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WSJ는 “미국 석유 업계는 프래킹(수압 파쇄법) 제한, 시추 규칙 등을 놓고 수년간 조 바이든 행정부와 대립해왔다”면서도 “그러나 저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를 폐기할 경우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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