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두 명당 CCTV 한 대인 중국 따라서…안전한 도시 홍콩이 '감시카메라' 더 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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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CCTV가 설치되어 있는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걷다가 고개만 살짝 들어도 발견할 수 있는 CCTV를 홍콩이 더 설치할 계획이다.



5일(현지시각) CNN은 홍콩 경찰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수천 대의 CCTV를 추가로 설치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로 설치될 CCTV에는 강력한 얼굴 인식 기능과 함께 용의자를 추적하는 데 사용할 인공지능(AI) 도구도 장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만연한 CCTV 감시 시스템을 홍콩에 이식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사이버보안 정보업체 컴패리텍에 따르면 홍콩에는 5만4500대의 공공 CCTV가 설치돼 있다. 인구 1000명당 약 7대에 해당하는 수치인데, 이는 런던시(13대)에는 못 미치지만 뉴욕시와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홍콩 경찰은 올해 이미 2000대의 새로운 CCTV를 설치했지만 수천 대의 CCTV를 더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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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구 1000명당 약 440대의 CCTV를 설치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의 전철을 따라가려는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CCTV의 얼굴 인식과 AI 기능을 활용해 신장 위구르 지역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다. 2022년 말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팬데믹 통제 정책에 반대하며 전국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중국 공안은 CCTV를 활용해 시위대를 추적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홍콩이 중국 본토식 감시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지난 2019년 홍콩 시위를 기점으로 더 커졌다. 당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신원 확인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와 고글로 얼굴을 가리고, CCTV를 가리거나 부쉈다.

곳곳에 설치된 ‘스마트 가로등’도 홍콩 당국은 교통과 날씨 등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감시 카메라 설치를 의심해 스마트 가로등을 무너뜨렸다.

당시 활동가이자 국가안보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학생 지도자 조슈아 웡은 “홍콩 정부가 스마트 가로등에 얼굴 인식 기술을 절대 설치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을까?”라며 “그들은 중국의 압박 때문에 약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CCTV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성명을 통해 공공장소만 CCTV로 감시하고, 31일 후에는 기록된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를 다룰 때도 포괄적이고 강력한 내부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찰이 내부 지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으며, 경찰에 우호적인 기존 법률로는 CCTV의 문제점들을 충분히 다룰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 런던대학교의 SOAS 중국연구소 스티브 창 소장은 “새로운 CCTV가 극단적인 국가보안법에 따라 사용될 경우 정치적 탄압에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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