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전기차 출력 향상·주행거리 확대…LG엔솔 ‘차세대 배터리’ 통했다

■벤츠와 수조원대 계약 '잭팟'

시장 침체속 르노 등 잇단 수주

미래 먹거리인 '46파이 배터리'

대량 생산 가능해 가격단가 '뚝'

전기차 배터리 선도적 입지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부터 2038년까지 10년간 벤츠에 46파이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부터 2038년까지 10년간 벤츠에 46파이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를 상대로 수조 원대 배터리 수주에 성공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입증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가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치열한 업계 경쟁 속에서 남다른 기술력을 토대로 프리미엄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사로 낙점 받았기 때문이다. 성장 둔화를 겪는 전기차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46파이(지름 46㎜) 배터리 등 혁신 제품군을 확보하고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수주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처를 다변화한다. 올해 말부터 미국 전기차 1위인 테슬라에 해당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는데 앞으로 4년 뒤부터는 벤츠로 확대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부터 2038년까지 10년 동안 벤츠에 50.5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전기차 수십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 46파이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현재 쓰이는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와 비교해 지름과 높이를 늘려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각각 5배, 6배 높고 주행거리도 16% 늘어나는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에도 유리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전기차 값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단가를 낮추면 전기차 판매가도 동반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완성차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파이 배터리 분야에서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올 4분기부터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최초로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생산되는 해당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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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수요 둔화에 빠진 전기차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 일본 도요타는 최근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시점을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늦추며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납품 시기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러나 올해 이스즈모터스·르노·벤츠 등과 연달아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잔액을 대폭 늘려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매출 6조 8778억 원, 영업이익 448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29.5%나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급 물량 확대에 따라 가동률이 개선된 점이 수익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의 주요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 파우치 배터리 공급이 늘었고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매출 증가로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 등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4660억 원)을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손실은 177억 원이다. 올 2분기(2525억 원) 대비 대폭 축소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에 배터리 등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AMPC가 4478억 원 수준이던 전 분기에 비해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견고한 매출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FP(리튬·인산·철)·고전압 미드니켈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에너지 순환과 관련한 사업 모델을 발굴해 2028년까지 매출을 두 배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노해철 기자·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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