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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던진 MBK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 없다” [시그널]

“더 높이면 기업가치 훼손…중국 매각 안한다”

최윤범 회장 측 가격 인상 앞두고 입장문 발표

현 조건이면 MBK 유리, 최 회장 견제 전략 분석

김광일(가운데)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김광일(가운데)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연합뉴스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010130) 경영권을 두고 지분 경쟁을 벌이는 MBK파트너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고려아연과 영풍정밀(036560)의 공개매수가를 더는 높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표면적 이유로는 기업가치 훼손 우려를 들었지만,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를 추가 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외에 고용승계를 약속하고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9일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및 영풍(000670)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며 “고려아연 주당 83만 원, 영풍정밀 주당 3만 원은 각사의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고 기존 주주들께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공개매수가 인상 경쟁을 그만두는 이유로는 기업가치 훼손 우려를 들었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를 추가 인상해도 대응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저희로서는 추가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 볼 수만은 없다”며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여부에 상관 없이,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가 인상 보다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재판 승소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려아연이 투명한 지배구조 하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중국 기업에 매각하거나 기술 해외 유출, 국내 생산거점의 해외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대한 MBK 파트너스의 입장

저희 MBK 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자 지난 달 13일부터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존경하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주주분들과 임직원 및 노동조합, 지역 사회 및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 여러분들께 다음과 같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습니다.

저희가 제시한 고려아연의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오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며, 이미 기존 주주분들께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해 드리는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고자 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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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로서는 추가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 볼 수만은 없습니다.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나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 가격 인상여부에 상관 없이,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저희는 ‘고려아연 측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재판에서 반드시 승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개매수를 통해 저희가 얼마나 많은 주식을 취득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저희 MBK파트너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려아연이 투명한 지배구조 하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습니다.

저희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기존 전문경영진을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 전문경영진들과 함께 협력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저희는 전문경영진을 포함한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습니다.

회사 성장의 원동력인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임직원들 및 노동조합의 헌신과 노력은 존중 받아 마땅합니다. 고용 보장을 약속 드립니다.

셋째, 중국으로의 매각이나 기술 해외유출과 같이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가지는 역할을 저해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고려아연이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대한민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고체 제조 기술 등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될 수 있을만큼, 대한민국 경제는 물론 고려아연의 미래성장을 위해 필수적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술들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국내생산거점의 해외이전 등을 하지 않겠습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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