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동남아 청중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자유 통일 한반도’ 실현은 곧 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잇는 거대 시장의 탄생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역내 자유·평화 달성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한편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 책임 있는 역할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마지막날인 이날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강연)’에서 ‘자유·평화·번영의 인태를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를 주제로 연설했다. 해당 렉처는 싱가포르를 방문한 주요 정상급 인사들을 연사로 초청하는 세계적 권위를 가진 연설 프로그램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태 지역의 번영을 활성화하는 일에 앞장 서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위해선 개방적 경제 환경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같은 다자간 자유무역체제 확대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통일 한반도’는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촉진제 될 수 있다며 ‘8·15 통일 독트린’ 등 정부의 안보 전략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 한반도의 실현은 인태 지역의 경제 발전과 번영에도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개방된 한반도를 연결고리로 삼아 태평양-한반도-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에너지·물류·인프라에 걸친 활발한 투자와 협력의 수요가 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태 지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책임감 있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인태 지역 국가의 민주주의 증진 기여 사업 지원, 디지털·교육·인프라 ODA 지원 확대, 불법 어업 원격 감시 역량강화 지원 사업에 나서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 한반도의 실현은 자유의 가치를 크게 확장하는 역사적 쾌거”라며 “가난과 폭정에 고통받는 2600만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축복”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