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누적 체납액이 각각 6조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납액에 대한 징수율은 30%대에 그치면서 재정고갈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건강보험 누적 체납액은 총 6조7070억원에 달했다. 지역가입자의 체납액은 3조2680억원이며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는 3조4390억원 체납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가 각각 3조2390억원, 3조2750억원으로 체납액이 총 6조5140억원을 기록했다.
체납액에 대한 징수율은 건강보험 39.66%, 국민연금 32.39%로 집계되며 모두 30%대에 머물렀다. 이는 올해 7월 기준으로, 하반기 징수액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마다 여전히 4조원 안팎의 금액이 환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체납된 8조317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료 중 환수된 금액은 4조4050억원에 불과했고 국민연금 또한 체납액이 7조8150억원이었지만 징수액은 3억2290억원에 그쳤다.
특히 지역가입자에 대한 체납 징수율은 20%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의 경우 올해 징수액은 8985억원으로 27.49%였으며 국민연금은 21.99%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봐도 지역가입자 징수율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모두 39.37%, 25.52%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조한 환수로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금고갈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3~2032년 건강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올해 적자전환한다. 누적 준비금도 2028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현 제도를 유지할 시 2056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는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 40%인 소득대체율을 42%로 조정해 연금 고갈 시점을 최대 2088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매년 막대한 체납액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현 상황은 제도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정부가 체납 방지와 징수율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과 강력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