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삼성전자 'CNT 펠리클'로 파운드리 반격…2나노 공정서 주도권 확보 나서

■'바쿠스(BACUS) 2024' 발표

국내소재社 에프에스티와 개발

수율·가격 경쟁력 강화 기대감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 사업부가 차세대 기술인 하이-NA 극자외선(EUV) 노광에 필요한 핵심 소재 상용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서 TSMC를 쫓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삼성 파운드리의 ‘바쿠스(BACUS) 2024’ 학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탄소나노튜브(CNT) 펠리클 상용화를 위한 특성 확보에 성공했다. 삼성 측은 “이번에 에프에스티(036810)와 함께 개발한 CNT 펠리클이 EUV 빛을 94% 이상을 투과시켰다”며 “기존 펠리클 투과율보다 약 5~6% 높은 수치”라고 발표했다.




CNT 펠리클은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서 활용되는 소재다. 펠리클은 빛이 회로를 새기기 위해 거쳐가야 하는 ‘마스크’를 보호하는 덮개다. 2019년부터 첨단 노광 기술인 EUV 시대가 열리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어떤 물질에서든 흡수되는 성질을 지닌 EUV 빛을 투과시켜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메탈 실리사이드(MeSi), 즉 금속으로 만든 얇은 막이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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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펠리클은 90% 이하의 낮은 투과율도 문제지만 강도 역시 골칫거리였다. 600W(와트)가 넘는 강한 전력을 가진 하이-NA EUV 시대에 접어들면 펠리클이 여지없이 깨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은 CNT 펠리클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NT 펠리클은 일종의 ‘직물(패브릭)’처럼 만들어졌다. 마치 헝겊처럼 작은 구멍들이 송송 뚫려 있기 때문에 빛은 통과시키면서 마스크에서 떨어진 이물질들은 그물망처럼 보호할 수 있다.

이번 개발로 삼성 파운드리의 펠리클 공급망 다변화도 기대된다. 기존에는 일본 미쓰이화학의 펠리클을 파운드리 공정에 소량 적용했었는데 CNT 제품의 경우 국내 소재 기업인 에프에스티와 ‘캐핑(Capping) CTN 펠리클’이라는 기술을 협력 개발해 수명을 20배나 더 늘렸다고도 소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NT 펠리클은 대만 TSMC도 양산 적용을 위해 개발에 사활을 건 기술”이라며 “삼성도 파운드리 분야에서 반전을 노리기 위해 CNT 펠리클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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