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붙잡힌 가운데 그가 불구속 상태로 스토킹 혐의 조사를 받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범행 전 3차례나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MBC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일 발생했다. 같은 날 7시 36분께 A(30대)씨가 “여자친구를 죽였다”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옥상에서 투신을 시도했으나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3월부터 끈질기게 피해자 B씨를 스토킹 한 것으로 파악됐다.
새벽 5시쯤 초인종을 쉴새 없이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가 하면 비밀번호를 수차례 눌러 B씨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당시 집에 있던 B씨는 "화장실 가면 물 내리는 소리 때문에 안에 있다는 것 발각될까 못 갔다"라며 "너무 무섭다. 살려달라"고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B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기대해라 XXX. 눈에 띄지 마라. X같은 X아. X치고 XXX야"라며 욕설을 퍼붓는 A씨의 목소리가 담겼다.
이후 6개월동안 스토킹의 강도는 심해졌고 무차별적인 폭행도 있었다. B씨의 동생은 "(김씨가) '아. 나 오늘 약 안 먹었는데' 한마디를 하더니 자기 차 블랙박스를 딱 끄고 언니를 이제 멱살 잡고 끌고 내려서 CCTV 없는 곳으로 (데려가서 폭행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B씨는 112에 처음 신고를 했고 이후에도 2번 더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기로 했다. 그렇게 스토킹은 끊이질 않았고 결국 A씨는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조사에서 “약 때문에 (범행 당시) 기억이 흐릿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이달 말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