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준법감시위원회를 이끄는 이찬희 위원장이 최근 삼성전자에 불거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재건,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위원장은 15일 발간한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를 통해 “삼성은 현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최대 기업이지만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의 약화, 인재 영입의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삼성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외형적인 일등을 넘어 존경받는 일류 기업으로 변화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며 “법률과 판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경되는 것처럼 경영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 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며 “과거 삼성의 그 어떠한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감위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며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등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현재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빠른 등기임원 복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은 국정 농단 사태로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삼성전자(사업 지원), 삼성물산(설계·조달·시공), 삼성생명(금융 경쟁력 제고) 등 3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과거 삼성의 그 어떠한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삼성인’이라는 자부심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있을지 모를 준법 경영 위반의 위험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준엄한 원칙의 잣대를 갖고 감시자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