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를 이용해 비자금을 편법 상속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에 비자금을 편법 상속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에 2016~2021년까지 6년에 걸쳐 147억 원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물려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공시 결산서류 조작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김 여사가 센터에 95억 원을 기부한 2020년 결산서류 출연자 목록에 김 여사와 아들 노 이사장의 관계가 ‘해당 없음’으로 표기되어 있고, 2023년 결산서류에 0원으로 표기됐던 기부금 잔액이 국감을 앞둔 지난 9월 20일 97억 원으로 수정되는 등 부실 관리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익법인인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총자산 222억 원 중 공익사업 지출비용은 8000만 원으로 자산 대비 0.3% 수준이라며 “공익사업 지출은 저조한데 부동산, 금융투자 사업은 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김 의원이 ‘2007년 김 여사의 차명계좌 가입 문제에 대한 국세청 조사 당시 왜 덮었느냐’고 묻자 “자금출처 조사를 나갈 때 금융 자료나 증빙 보관 기간이 있는데 그 기간을 넘어서면 손을 댈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덮었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는 “금융실명제법은 생긴 지 오래됐지만 관련 처벌 조항은 사실 2014년 즈음에 생겼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