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9200만 원을 돌파하며 ‘가상자산 불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등 거시경제적 요인과 미국 대통령 선거, 지정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오전 9시 업비트에서 BTC는 전일 대비 11% 증가한 9199만 9000원에 거래됐다. 전날에는 약 두 달 만에 9200만 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ETH) 가격은 약 12% 오른 358만 6000원, 리플(XRP)은 5% 오른 744.9원을 기록했다.
美 기준금리 인하·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가격 ↑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지정학·거시경제적 요인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상승한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장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안정적이며 가상자산 시장도 영향권에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도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전날 폴리마켓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56.9%까지 올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2.6%)과 격차가 벌어졌다. JP모건은 “다양한 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규제 측면에서 BTC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토버 현실화…"내년 초까지 상승세 전망"
일각에선 그동안 억눌려 있던 ‘업토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토버는 ‘10월(October)’과 상승을 의미하는 ‘업(up)’을 합친 용어로 매년 10월 찾아오는 가상자산 강세장을 의미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업토버는 지난 9월부터 시작했지만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져 기대가 억눌렸다”며 “중국의 경기부양책, 블랙록의 가상자산 지지 발언,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 등 여러 요소가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BTC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자산”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상승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투자 심리가 상승하는 ‘산타랠리’의 실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센터장은 “지난 2012년부터 4년마다 BTC 반감기와 미국 대선이 겹치며 (가상자산 가격은) 4분기에 상승세를 보이다가 다음 해 큰 폭으로 올랐다”며 “시장이 이를 학습한 상태라서 큰 이변이 없으면 상승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6131만 원이던 BTC 가격은 3개월 뒤 1억 원을 돌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