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인간의 동인을 블록체인과 결합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 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 실물연계자산(RWA)에 이어 대체불가토큰(NFT) 멤버십까지 궁극에는 ‘이해관계’라는 공통점으로 묶인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EQBR 본사에서 만난 이현기 EQBR 대표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는(interest align)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EQBR은 지난 2020년 설립된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이다. 이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 창업해 사업에 몰두한 나머지 자퇴를 결심했다. 그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업력과 무관하게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에 매료됐다”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다양한 사람의 이해관계를 엮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에 STO로 투자할 수 있게 되면, 팬심이 영화 흥행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영화 업계 관계자들과 관련 아젠다를 논의하기도 했다. 멤버십 NFT도 마찬가지다. 최근 EQBR이 자체 NFT 플랫폼 ‘멤블’과 랩비트 페스티벌을 연결한 게 대표적 예다. 랩비트 VVIP 멤버십을 멤블에서 NFT로 발행했다. 이 NFT를 갖고 있는 사람은 ‘랩을 좋아하고, 이 분야에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을 쓸 용의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면 내년 페스티벌 라인업을 결정할 투표권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타깃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들을 블록체인으로 묶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EQBR의 경쟁력을 묻자 ‘금융권과의 협업 경험’을 꼽았다. EQBR은 지난 2021년 신한투자증권,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합작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를 세웠다. 에이판다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블록체인 기반 금전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받았다. 최근에는 남해주택건설 등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이 대표는 “ISO 인증도 모두 받았고, 올해 연말을 목표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가 EQBR만의 남다른 경쟁력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올해 설립 5년 차인 EQBR은 지난 달 잠재력을 인정받아 인터베스트, 아발란체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받았다. 첫 외부 투자가 이뤄진 해다. 다음 5년의 목표는 무엇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주저 없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블록체인 웨이브가 왔을 때 EQBR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1등으로 참여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