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접착제를 스크리닝(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거의 유일한 회사입니다.”
조현선(사진) 핀테라퓨틱스 대표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표 파이프라인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및 대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CK1알파 선택형 분자 접착제’는 내년 1분기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핀테라퓨틱스는 2017년 설립된 표적단백질분해기술(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기반 신약개발회사다. TPD는 문제가 있는 단백질에 분해 신호물질(유비퀴틴)을 붙여 없애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질병의 원인인 단백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데다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전으로 주목 받고 있다. TPD는 화합물 구조에 따라 프로탁과 분자 접착제로 나뉘는데 핀테라퓨틱스는 두 개의 기술을 모두 보유했다. 이 중 분자 접착제는 프로탁보다 분자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약물 적합성이 좋다. 목표 부위에 더 잘 도달하고 약물이 더 쉽게 체내로 흡수된다는 장점이 있다. ‘위고비’로 세계적인 비만약 열풍을 일으킨 노보 노디스크도 올해 미국 네오모프와 14억 6000만 달러(1조 9100억 원) 규모의 분자 접착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분자 접착제로 분해되는 표적 단백질을 찾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표적 단백질을 먼저 발굴한 후 이를 기반으로 분자 접착제와 일일이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모될 수 있다. 핀테라퓨틱스는 자사의 플랫폼인 ‘PinGLUE’로 설계된 자체 라이브러리와 스크리닝 기법을 통해 분자 접착제를 효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새로운 분자 접착제와 선택적으로 분해되는 표적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며 “CK1알파는 비임상 데이터가 매우 좋아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라퓨틱스는 TPD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내는 플랫폼인 ‘PinE3’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암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은 600종 정도인데 TPD에 활용되는 단백질은 약 1%다. 조 대표는 “PinE3를 통해 표적에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원하는 곳에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을 수 있다”며 “새로운 단백질을 활용한 TPD 파이프라인도 발굴 단계”라고 설명했다. 핀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과 함께 프로탁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조 대표는 향후 TPD를 활용한 중추신경계질환(CNS) 치료제는 물론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에 대한 비전도 가지고 있다. 그는 “파킨슨병, 치매는 치료제가 침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향후 중추신경계 분야에서는 분자 접착제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비만, 당뇨, 노화와 관련된 전공을 한 만큼 만성질환분야도 지속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