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동네 병의원과 약국에서는 초저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한 무작위 처방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21일 의료계와 약업계에 따르면, 비급여 비만약인 '위고비'의 가격은 평균적으로 병의원에서 55만~75만 원, 약국에서 50만 원대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일부 병의원에서 '40만 원대에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등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동네 병의원이 특정 약국에서 45만 원에 위고비를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유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약사법상 담합 소지가 있는 행위로, 약국 운영 약사들은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진료를 통한 무작위 처방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위고비는 특정 BMI 기준을 충족하는 비만 환자에게만 사용 가능하지만, 비대면 진료로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BMI 기준에 미달함에도 불구하고 위고비를 처방받아 홍보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비대면 진료 앱 업체 측은 제휴 의·약사 교육과 앱 기능 보완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 달간 온라인 판매·광고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부작용 모니터링을 위한 신속 대응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위고비는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며, 처방 없이 온라인 등에서 판매하거나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