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외래진료를 100번 넘게 받은 환자 수가 최근 3년새 6% 가까이 늘어났다는 집계가 나왔다. 한 해 동안 매일 꼬박 병원을 7번 이상 드나들어야 가능한 수준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이도 있었다. 이른바 ‘의료쇼핑’이 의심되는 이들로, 건보 재정 악화의 주 원인 중 하나인 만큼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작년 외래진료를 100회 초과해 받은 이는 54만2638명이다. 전년대비 2.3% 늘어난 것은 물론 3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5.8% 증가한 수치다. 건보 통계를 보면 작년 한 해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상위 환자 10명은 1인당 연간 평균 1419번의 진료를 받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41만8042명으로 전체의 8할에 육박하는 77.0%를 차지했다. 반면 연도별 증가율은 10세 미만이 가장 컸다. 지난해 외래진료 100회 초과 인원 중 10세 미만은 2만8047명으로 전년대비 76.5%가 늘었으며 2020년에 비하면 4.2배 불었다.
작년에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환자는 2535번이나 받은 50대 남성이었다. 그는 기타 연조직(힘줄·인대·혈관 등) 장애를 이유로 병원을 지속적으로 찾았으며 이는 365일간 매일 의료기관을 7회가량 방문해야 가능한 수치다. 이 남성은 지난해 진료비로 3956만원을 썼으며 건보는 급여로 2635만원을 지출했다.
이른바 ‘의료쇼핑’은 외국 사례와 비교하면 체감되는 심각성이 높아진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17.5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다. OECD 평균(6.3회)의 2.8배에 달한다.
이처럼 의료서비스를 과하게 이용하는 일이 계속되면서 건보 재정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누적 수지(보험료율 8%·국고지원 비율 14% 적용)는 2030년 32조원 적자로 돌아서 2050년에 2518조원, 2060년에 5765조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박 의원은 “의료쇼핑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의료쇼핑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