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당국 압박에 180도 달라진 두산…"직접적 주주환원 가능" 강조

정정신고서에 추진배경‧기대효과 등 기술

‘밥캣 활용방안 중 가장 주주친화적’ 강조

류정훈(왼쪽부터)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과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류정훈(왼쪽부터)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과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454910)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 재편안을 재추진하기로 한 두산(000150)그룹이 개편 작업의 필요성을 상세히 기술하고 직접적인 주주 환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연거푸 강조하며 이전과는 180도 다른 태도를 보였다.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에 부족함이 있으면 무제한 정정 요구를 하겠다는 등 거센 압박을 이어오자 시장의 요구에 맞춰 추진배경 등을 적극 보완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와 두산로보틱스 각각의 입장에서 사업 재편안의 추진 배경, 기대효과, 검토 개시 시점 등을 설명하며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옮기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임을 강조했다.



전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 46.1%를 보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신설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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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이 같은 방안이 두산밥캣을 활용해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 여력을 늘리는 3가지 경우의 수 중 주주들에게 환원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산이 언급한 경우의 수는 △신설 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 △두산밥캣과 로보틱스의 바로 합병 △두산에너빌리티의 밥캣 지분을 로보틱스에 매각하는 안 등 3가지다.

두산은 나머지 두 사례에 대해 “지분 매각대금이 회사에 귀속되고 직접 주주들에게 이익이 환원되지 않으며 의사회 결의만으로 추진할 수 있어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추진 중인 안에 대해서는 “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교환 받은 로보틱스 주식을 통해 분할 전과 동일하게 밥캣 주식을 간접 보유하게 된다”며 “로보틱스 주식도 계속 보유하면서 추후 시너지 효과를 향유할 수도, 시너지가 반영된 주가로 지분을 매각해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것에 대해 상세히 언급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두산은 이전 신고서에서는 단순히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고만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개편 작업 이후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로보틱스의 최근 실적이 상장 당시 추정치를 밑돌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고금리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시장 규모 확대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성찰 섞인 설명을 덧붙였다.

업계는 다만 금융감독원이 두산밥캣의 지분 가치 평가 방법론의 예시로 든 모형을 두산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추후 당국의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금흐름할인법(DCF) 등 미래 수익 효과에 기반한 모형을 적용할 것을 권했지만 두산은 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이 보유한 밥캣의 지분 가치를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방식으로 산정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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