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르포] 3200톤 설비용 히터 80% 구축…에쓰오일 '9.3조 프로젝트' 순항

■울산 '샤힌 프로젝트' 현장 가보니

크래킹 히터 필두로 속속 완성

세계최대 스팀 크래커 등 조성

TC2C도 글로벌 최초로 도입

폴리머 생산 전용공장 등 윤곽

22일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에쓰오일·샤힌 프로젝트를 위한 설비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에쓰오일22일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에쓰오일·샤힌 프로젝트를 위한 설비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에쓰오일




22일 방문한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끝이 보이지 않는 88만 ㎡(약 27만 평)에 육박하는 부지에 하나둘씩 석유화학 설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 2600억 원을 투자한 이번 사업은 지난해 착공한 뒤 공정 진행률이 40%에 도달했다. 2026년 6월 준공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가장 가시화된 작업은 1구역에 위치한 스팀 크래커(기초 유분 생산 설비)다. 정지 공사가 모두 마무리된 부지에는 초대형 크래킹 히터 열 기 중 여덟 기가 벌써 자리잡고 있었다. 한 기당 높이 67m, 가로 10m, 세로 40m, 무게 3200톤으로 ‘ㄱ’자 모양의 초대형이다. 입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 플랜트 업체에서 제작한 모듈을 해상으로 이송 받아 현장에서 크레인을 통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온산국가산업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현장. 사진 제공=에쓰오일온산국가산업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현장. 사진 제공=에쓰오일



크래킹 히터는 스팀 크래커의 핵심 장치로 나프타·액화석유가스(LPG) 등의 원료를 열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샤힌 프로젝트의 스팀 크래커는 연간 180만 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한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고효율 가스터빈 발전기를 통한 자가발전 및 고온의 폐열 회수 시스템도 도입되며 에너지효율성도 기존 대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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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에서는 원유에서 만들어지는 석유화학 원료 생산량을 높이고 탄소 집약도도 낮출 수 있는 ‘TC2C’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가동된다.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원천 기술을 활용했다. TC2C는 기존 정유 공장 원료에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신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해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의 수율을 70% 이상 생산할 수 있다.

스팀 크래커에서 생산된 에틸렌·프로필렌은 5㎞가 떨어진 2구역에 위치한 폴리머 공장으로 보내진다. 이 공장 역시 공사가 본격화되고 있었다. 폴리머 공장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화 창고도 만들어지는 등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구축된다. 3구역에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저장하는 탱크 21기가 위치할 예정이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사업답게 이번 공사에는 총 토목 총 35만 루베(㎥), 철골 8만 9000톤이 넘게 사용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하루 평균 1만 4000명, 최대 1만 7000명 등 인력도 투입할 예정이다. 샤힌 프로젝트의 EPC 컨소시엄을 리드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이현영 샤힌사업단장은 “샤힌 프로젝트의 고품질 플랜트 건설을 위해 국내 EPC사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 휘발유·등유·경유·중유 등 연료유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는 데 집중했던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다각화 및 탈탄소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재 12% 수준인 회사의 석유화학 비중이 25%까지 확대된다.

박성훈 에쓰오일 공장지원부문장은 “샤힌 프로젝트는 회사의 명운이 걸린 아주 큰 프로젝트”라며 “석유화학의 확장과 아울러 광범위한 탈탄소 로드맵 실현을 목표로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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