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3일(현지 시간) 북한군이 러시아를 위해 지상군을 파병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국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1500명을 추가로 러시아에 파병해 지금까지 보낸 병력 규모가 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동맹국들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간 우크라이나와 한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기정사실화했지만 미국과 나토는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오스틴 장관은 “만약 북한군이 공동 교전국이 되고 그들의 의도가 러시아를 대신해 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는 유럽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지금까지 보낸 병력 규모가 3000명이며 연말까지 총 1만 명가량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정원은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현재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적으로 1500여 명을 더 파견해 현재까지 러시아로 이동한 총병력 규모는 약 3000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앞서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8일부터 13일까지 특수부대 1500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불과 열흘 사이에 파병 인원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정원은 12월까지 총 1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첩보를 정보위에 제시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