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료급여 본인부담 정률제 전환으로 내년부터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MBC에 따르면 내년부터 1종 의료급여 수급자의 경우 동네의원 진료 시 기존 1000원의 정액제에서 진료비의 4% 정률제로 전환된다. 대학병원 이용 시에는 2000원에서 8%로, 약국 이용 시에는 500원에서 약값의 2%로 본인부담금이 인상된다.
중증 당뇨와 고지혈증 등 여러 질환을 앓고 있는 이모(69)씨는 "한 달 생계급여 70만원으로 겨우 생활하는데, 의료비까지 늘어나면 감당하기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의 경우 연간 의료비 자기부담금이 현재 17만원에서 30만원 수준으로 약 12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급여 본인부담이 정액제로 운영되어 실질 본인부담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제도 개편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과잉의료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질병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료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저소득층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