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인력 유출 대응책의 일환으로 사상 첫 크루(crew·조편성) 제도를 시범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정과 승조원을 분리 운영해 크루를 △출동 △전투력 복원 △대기 순으로 순환시키는 개념이다. 기존에 없는 전투력 복원 기간이 신설돼 승조원들의 절대적 휴식이 보장되고 인력 유출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해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은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제2함대 소속 고속정 6척을 대상으로 크루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함정에 인원이 편승하는 개념과 반대로 인원으로 구성된 부대에 함정을 할당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크루제는 함정과 승조원 ‘1대 1’ 매칭 운용에서 탈피해 함정과 승조원을 분리 운영한다. 함(정)장 이하 승조원을 하나의 순환 크루로 관리하고 임무 시 고정적으로 지정된 함정 없이 별도 배정된 함정에 편승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출동과 대기 승조원을 제외한 전투력 복원 승조원은 절대적인 휴식이 보장된다. 다만 현재 작전 형태는 유지되며 함정은 장비 수리주기에 맞춰 정비 부대에서 책임 정비하게 된다.
크루는 출동→전투력 복원→대기(교육‧훈련) 순으로 순환 교대한다. 먼저 출동을 마친 출동 크루는 전투력 복원 크루와 1~2일 함정에서 복수 근무 및 인계·인수 후 전투력 복원 크루로 전환해 총원이 휴식을 취한다. 복귀한 전투력 복원 크루는 대기 크루로 전환하고 교육·훈련 및 지원 임무를 실시한다. 대기 크루는 출동으로 전환해 임무를 교대한다.
해군이 사상 처음으로 크루제를 전격 도입하고 나선 건 지속적인 인력 유출 때문이다. 인력 유출이 함정 충원율을 감소시키고 이에 나머지 승조원의 피로도가 증가해 다시 인력이 유출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투력 복원 기간을 가질 수 있는 크루제를 도입한 것이다.
정원이 4만1000명인 해군의 2017년 운영병력은 4만1100명으로 운영률 100.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운영병력은 3만7900명으로 감소해 운영률 92.4%에 그쳤다. 이는 육·해·공 3군 중 최저치다.
강 의원은 “새로운 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