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해리스 '메스' 트럼프 '해머'… 누가 당선되든 對中 강경책

해리스,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동맹과 조율 '정교한 표적규제'

60% 관세 폭탄 예고한 트럼프

광범위한 제한·동맹에도 강경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대중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날카로운 ‘메스’를 들고 표적 규제를 한다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머’와 같은 거친 방법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민주·공화당 인사 등을 인용해 “누가 돼도 중국으로부터의 범용 반도체, 스마트 차량 등의 수입을 줄이고 반도체 제조 장비와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은 제한하는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핵심 광물 △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에 고강도 견제를 하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 대중 정책을 펴고 있다. 해리스 역시 선거 국면에서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며 대중 강경책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민주당 측 인사들은 “방식은 트럼프보다 정교하고 동맹국들과 조율을 거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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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자동차 문제를 들여다보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이날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무역협정인 USMCA 이행 상황 검토 때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문제도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무(無)관세를 보장하고 있어 중국 업체들이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트럼프는 더욱 급진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경제·무역 책사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측근 제이미슨 그리어는 “트럼프가 규제 대상 중국 기업의 수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산 반도체 수입뿐만 아니라 그 반도체를 쓴 제품의 수입에 제한을 가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 동맹국에도 강경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클린턴 행정부 상무부에서 근무한 빌 레인치는 "해리스가 '메스'를 사용한 곳에 트럼프는 '해머'를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소재 대미 수출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의 대중 강경책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우려에서다. 로이터가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15% 이상인 중국 수출 업체 27개를 인터뷰한 결과 12개(44.4%)는 트럼프 복귀 시 공장을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재배치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4개 업체는(14.8%) 현재 모든 공장이 중국에 있지만 트럼프가 관세를 올린다면 해외에 공장을 개설하겠다고 했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당선 시 중국에 대한 60% 관세 폭탄이 이르면 내년 중반께 발효되고 이렇게 되면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0.4~0.7%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역대급 박빙 선거에 사전투표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로이터는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8시 45분 현재 사전투표자가 2650만 1060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족집게’ 정치분석가로 알려진 네이트 실버는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반반이라면서도 “직감으로는 트럼프가 이길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2008·2012년 대선 결과를 모두 맞춰 명성을 얻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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